[김기현의 별헤는 산] #1. 밤하늘로 가는 계단

밤하늘로 가는 계단

어릴 적부터 별을 좋아했다. 호기심이 많아 과학을 좋아했고 초등학교 때 우주소년단에 가입해 과학캠프에 참가했다. 달 탐사에 대한 강연을 들었는데 그때는 천문학자가 되면 우주왕복선을 타고 달나라에 갈 수 있는 줄 알았다.

중학교 때부터는 아마추어 천문 동호회에 가입하여 관측행사 모임 등을 참석하며 망원경도 접하고 별자리를 익히면서 밤하늘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다.

그렇게 눈으로만 보다가 그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사진으로 찍어 함께 나누고 싶어졌다. 고등학교를 걸어 다니면서 버스비 500원을 모으고 모아 당시 카메라 매장들이 모여 있던 대구시 교동 지하상가에 갔다.

니콘 FM2, 미놀타 700, 펜탁스 SP 중 가장 저렴했던 SP(Spotmatic)란 카메라를 골랐고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지만, 첫 카메라는 아직 소중한 친구로 남아 있다.

꽤 오랜 시간 천문학자를 꿈꾸며 서울대학교 천문학과에 진학했는데, 엉덩이가 그렇게 무겁지 않았는지 밖으로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더 좋았다. 20대의 대부분은 동아리 활동으로 노는 데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학자의 길로 정진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천문학을 좋아하고 별을 좋아해 천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해 보려 애쓰고 있다. 밤하늘을 쉽게 알려주고 싶고 별 보는 문화를 더 만들어나가고 싶다.

지금의 프로필은 산악인, 사진가, 천체관측 강사이며 천문교육업체인 ‘타라(TARA)’ 라는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타라는 네팔어로 ‘별’ 이라는 뜻이다. 히말라야를 좋아해 그렇게 이름을 정했다.

내가 별을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는 ‘아름다워서’ 이다. 그냥 예뻐서, 더이상 설명도 필요 없는 그저 순수한 이유다.

위 사진은 소백산 천문대에 교육받으러 갔다가 새벽에 담은 사진이다. 그날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혼자 연화봉으로 일출 보러 가는 중이었는데 너무 아름다웠던 이 풍경을 그냥 지나 칠 수 없어 찍게 되었다. 북극성과 북두칠성, 카시오페아자리가 있는 북천 하늘이다.

사실 사진에 보이는 계단을 다 올라갔다가 아른거려서 다시 돌아 내려와 삼각대를 펴고 촬영을 했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과 비슷하게 과하지 않은 사진을 추구하는데, 나만 좋다고 생각했던 이 사진을 좋아해 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자연은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담아내야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사진 실력은 아직 많이 부족하고 재능도 없지만 별과 산을 좋아하는 마음은 누구 못지않기에 늘 마음을 담아 촬영하고 있다.

큰 욕심도 없고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가 바라본 아름다운 밤 풍경을 ‘아 예쁘네’ 정도로 공감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작가로서 나의 목표이며 지향하는 바이다. 그래서 소박한 소백산 사진을 시작으로 골라보았다.

[김기현의 별헤는 산] #1. 밤하늘로 가는 계단
2013.10.27. AM05:30 소백산 ⓒ김기현

원문 : 루트파인더스(http://www.routefinder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