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mount(more important than anything else)
은하수를 촬영하기 좋은 시즌이 시작되었다. 사실 우리 은하의 단면인 은하수는 거의 매일 밤 하늘에 떠있기는 하지만, 조금 더 잘 보이는 은하 중심부가 보이는 시즌은 한밤중인 자정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여름이다. 봄에는 새벽 늦게 뜨기 시작하고, 가을에는 초저녁에 떠있다가 일찍 져버린다.
그래서 은하수를 촬영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맘때를 기다리곤 하는데, 최근에는 디지털카메라 기술의 발전이나 사진 처리 방법의 발전으로 예전보다는 쉽게 좋은 은하수 사진을 얻을 수 있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또 필자보다 훨씬 멋지게 촬영하는 분들도 많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이 가기 힘든 곳에서 촬영한 사진이니 약간의 경쟁력은 있지 않을까 소심하게 어필해 본다. 첫 번째 히말라야 원정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국내에서 무거운 촬영 장비를 가지고 가는 것부터 해서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까지 원정대의 눈치를 많이 봐야 했다.
짐이 무거워 고소가 빨리 오면 어쩌나. (포터는 있었지만 비싸고 정밀한 카메라 장비를 맡길 수는 없었기에…) 무전기나 랜턴 등 중요한 장비를 충전할 전기를 내가 사용해버리는 건 아닌가. 새벽에 안 자고 촬영을 해서 등반일 컨디션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히말라야의 밤하늘은 그 모든 걱정을 제쳐두고 담고 싶을 만큼 충분히 아름다웠다.
제목은 딱히 없었던 은하수 파노라마 사진으로 예전부터 촬영해 보고 싶었던 아치 모양의 은하수이다. 24mm 렌즈 화각으로 세로 5매를 촬영해 파노라마로 이어 붙였다. 밤하늘의 움직임 – 지구의 자전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려면 재빨리 겹쳐 찍는 것이 포인트다. 워낙 어두운 하늘이었기 때문에 짧은 노출 시간에도 선명한 은하수를 담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글을 쓰려고 보니 그 당시 작업하면서 영화제작사인 파라마운트의 로고가 떠올랐던 것이 생각나 이름을 그대로 붙여보았다. 무슨 뜻인지도 몰랐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more important than anything else’라고 한다. 제법 그럴듯하다. 그 당시 나로서는 히말라야 원정에 가 있는 것이 삶에서 다른 것들보다 우선순위에 있었던 것이고, 이 사진을 촬영할 때는 원정의 성공보다 은하수를 멋지게 담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이었다.
크게 봐야 멋진 파노라마 사진이라 모니터에서는 별로 안 예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이라 골라보았다. 직업 천문 강사로 강의를 할 때 주로 내가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강의를 하는데, 은하수를 설명하기 좋은 사진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김기현의 별헤는 산]#2. Paramount(more important than anything else)](https://starrykim.com/wp-content/uploads/2026/01/post-20230417-Paramount-1024x410.jpg)
출처 : 루트파인더스(http://www.routefinders.co.kr)